설교를 직접 들어야 하는 이유

최영기 목사

담임 목사가 설교하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교인들이 다른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성도는 유명한 목사님들의 설교 테이프를 있는 대로 다 듣고 그것도 모자라서 운전할 때 기독교 방송을 통해 미국 목사님들의 설교까지 듣습니다. 이렇게 설교를 많이 듣는 사람들이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설교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예배도 그렇습니다. 기독교 방송에 채널을 맞추면 거의 온종일 유명한 교회의 예배 실황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배경도, 음악도, 설교도, 보통 교회보다 훨씬 더 훌륭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일에 번거롭게 교회에 나갈 필요 없이 TV를 통해 예배 드리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주일에 교회에 나가서 설교를 들어야만 하는가? 그에 대한 답은 ‘성령님’입니다. 설교자의 입을 떠나서 회중석에 앉아 있는 성도의 귀에 들어가는 과정 가운데 성령님이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이상한 경험을 합니다. 준비하면서 정말 훌륭한 설교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 때는 그 설교를 듣고 성도들이 구름처럼 몰려나와서 헌신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그런데 막상 설교를 마친 후에는 헌신자도 별로 없고 반응도 냉랭합니다. 테이프를 나중에 들어 보아도 여전히 괜찮은 설교인데 말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설교 준비를 잘 못한 기분으로 단에 설 때도 있습니다. 뜸이 덜 든 밥을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과 같은 불안을 갖고 서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배가 끝난 후에 많은 성도가 설교에 은혜를 받았다고 하고 헌신자도 많이 나옵니다. 나중에 테이프를 들어 보아도 여전히 미완성 같은 설교인데 말입니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요? 성령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령님이 선포된 말을 어떻게 들어 쓰시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성령님의 역사는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분위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테이프를 통해 듣는 설교는 지식 전달일 뿐입니다. 그래서 설교 테이프를 들으며 새로운 것을 결심하거나 생활이 바뀌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성령님의 역사, 즉 ‘분위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테이프로 들을 때는 별것 없는 설교가 현장에서는 많은 역사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성령님의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배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예배 중에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의 인도하심을 의지하며 따르기 바랍니다.


최 목사님께서 녹음 테이프 시절 쓰신 내용인데 유튜브, AI 등이 난무하는 요즘과 같은 시절에도, 설교자의 삶을 살고 있는 저로서는 백퍼센트 공감하는 말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