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어렵습니다

목회자로서 저는 인간이 하나님을 닮아 창조적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늘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는 어릴 때부터 색다른 것을 생각하고 만드는 일을 싫어했습니다. 에디슨이 훌륭한 위인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런 종류의 탐구는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일례로 초등학교 시절 ‘창의 창안품’ 숙제는 제게 가장 곤혹스러운 과제였습니다. 재활용품으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야 했는데, 도무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고 하기도 싫었습니다. 만화영화도 SF 장르는 멀리했습니다. 무술이나 스포츠 장르는 좋아했지만,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이야기에는 관심도 없었고 이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사실 지금도 시공간이 겹치는 복잡한 드라마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창조성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신성한 성품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상상력 또한 결은 조금 다를지라도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하신 선물이 분명합니다. 인간에게 창조성과 상상력이 없었다면 인류 문명의 발전도 없었을 것입니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꿈이 개인과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시작점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문득 ‘왜 나는 그동안 꿈을 꾸고 계획하는 일에 서툴렀을까?’ 자문해 봅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꿈을 꾸고 계획을 세워도 이를 뒷받침해 줄 만한 환경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물론 이 또한 말 그대로 핑계일 뿐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잠언 29장 18절은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한다’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묵시는 영어로 ‘Revelation(계시)’ 혹은 ‘Vision(비전)’으로 번역됩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누구나 하나님이 주시는 꿈을 꾸며 살아가도록 지음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타고난 성실함과 착함만으로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을 우리에게 알려주시고, 어느새 그 비전의 자리에 도달해 있는 우리를 통해 영광을 받으십니다. 그래서일까요? 원래 제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덕분에 삶에 활기가 돕니다. 일례로 삼일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며, 여러분과 함께 다음 세대를 든든히 세워나갈 모습을 상상하면 벌써 신이 납니다. 다만, 이를 위한 실천 방안들을 앞으로 좀 더 구체화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이에 저는 꿈을 품고 미래의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것이 교회와 우리 각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퓨처 처치』라는 책을 통해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던 대목들을 골라 앞으로 몇 주간 여러분에게 소개하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