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지 말라

십대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 가운데 자녀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보호를 하기도 하고 지나친 간섭도 합니다. 저는 이 문제를 영화를 보다가 해결했습니다. <하워드의 종말>이라는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었는데, 노처녀인 여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결혼 준비가 무르익었는데 여주인공의 동생에게 갑자기 연락이 옵니다. 어떤 가난한 청년과 사랑에 빠져 임신을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여주인공은 동생을 돌보기 위해 결혼식을 취소하고 사랑하는 남자를 뒤로한 채 동생에게 달려갑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저는 동생에 대해 분노를 느꼈습니다. 언니가 겨우 행복의 문턱에 다가섰는데 무책임한 행동으로 언니의 행복을 파괴하는 동생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섬광처럼 깨달음이 왔습니다. 내가 분노하는 것은 그 동생과 내 딸을 동일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분노는 ‘내 딸이 동생처럼 결혼도 하지 않고 임신을 했다고 상상하면서 느끼는 분노였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 습니다. 자녀에 대한 나의 기대는 무엇인가?’

저는 아이들이 평안한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평탄하게 자라서 좋은 학교에 가기를 바랍니다. 좋은 직장을 얻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다가 죽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은 사실 평범한 것입니다. 이런 삶 가운데는 실수나 사고의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비범하고 위대한 삶에는 반드시 역경과 시련이 포함되어 있는데 부모가 자녀에게 이렇게 평범한 삶을 강요할 권리가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자녀에 대한 지나친 염려에서 자유로워지기로 결심했습니다. 자녀가 실수를 하고 실패를 맛볼 권리를 인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실수나 실패를 하지 않도록 가르치되, 자녀의 삶을 너무 통제하지 않고 자녀가 실수하더라도 그것이 유익이 되도록 돕기만 할 것을 결심한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것 때문에 인생을 망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에게 분명한 신앙을 심어주면 장성한 후에 실수를 해도 모든 것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롬8:28)이 그 인생을 파괴하도록 두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할 일은 자녀 때문에 지나치게 조바심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장래를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그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