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Day

오늘은 11월 11일입니다. 재미있는 날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어느 해 11월 11일에 수업 중에 공부하지 않고 11월 11일 11시 11분 11초를 체크하는 놀이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별거 아니겠지만 신기한 기분이 들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11월 11일은 우리 한국 젊은이들에게 빼빼로 데이로 잘 알려진 날입니다. 아마도 젊은 연인들은 이 날에 빼빼로 과자를 사 먹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그 회사의 상술로 전략적으로 정해진 문화 중 하나라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11월 11일 하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 코너 게시판에 “REMEMBRANCE DAY” 라고 써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이 날이 1차 세계 대전 종전협정에 싸인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국, 프랑스 등 1차 세계 대전과 관련된 나라들은 이 날을 여러 가지 이름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영향을 받은 호주는 물론 영국과 같은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이구요. ANZAC DAY가 호주, 뉴질랜드의 연합군을 기리는 현충일과 같은 날이라면 11월 11일은 세계적인 현충일과 같은 날이기도 합니다. 물론 유럽 역사의 일이기는 하지만요.

이웃 나라, 혹은 내전과 같은 국지전들도 참혹한데 기본적으로 수백만의 희생을 불러 일으키는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는 것은 세계사적으로 볼 때 비참한 일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기본적으로 평화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생명은 하나님께서 부여해 주신 것입니다. 생명에 대한 고귀함은 자기 자신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살면 살수록 훌륭한 인간이란 역경과 고난 속에도 삶을 살아낼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살아 가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신앙 생활을 오래 하면 할수록 평화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내 주변에 누구와도 평화롭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갈등 속에 누구를 제압하고 우위에 올라서는 것은 우리의 전도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1차대전을 종전협정을 맺고도 세계는 얼마 가지 않아 더 큰 전쟁인 2차대전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1918년에 1차대전 종전협정을 했다고 하니 올해가 100주년입니다. 세계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고 가까운 사람들과 불필요한 갈등 속에 미움과 증오가 싹트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며 ‘기억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