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말이 어눌한 사람입니다. 가만히 기억을 떠올려 보면 어릴 적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자주 있었습니다. 특히 존대말을 할 때 잘못 사용해서 누이에게 놀림을 받은 기억도 있습니다. 한국말은 호칭과 말에 존대와 하대가 분명하게 구별되는 언어이다 보니 배우기도 사용하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보니 요즘은 커피 가게에서도 ‘커피가 나오신다’ 든지 윗사람에게 자신을 향해 여쭈라고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런데 잘 구별하여 쓰는 사람들에게도 압존법壓尊法은 꽤 헛갈리는 용법입니다. 압존법이란 대화 상대방보다 낮은 사람을 지칭할 때 높여 부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장 앞에서 과장이 000 상무를 지칭할 때 ‘000 상무님’ 이라 하지 않고 ‘000 상무’라고 하는 것입니다. 상무가 과장 자신보다 높은 위치이지만 대화상대방인 사장보다 낮은 위치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어국립원에서는 오늘날 정서를 고려하여 가족과 사제지간을 제외하고 사회생활에서 쓰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생활을 경험한 사람은 압존법 훈련을 혹독히 받고 나오기 때문에 직장생활에서도 그렇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압존법이 오늘날 정서에 맞지 않다면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을까요? 자신과 대화 상대자 그리고 주변에서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민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들리는 대화를 위해서는 약간의 훈련을 요합니다. 여기부터는 국어국립원의 검증을 받은 것이 아니기에 여러분의 의견도 틀리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말하는 당사자와 상대방을 모두 고려하는 대화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본인과 상대방 모두에게 어린 사람을 지칭할 때 높여 부르는 것은 어색합니다. 하지만 나이나 직분이 상대방 보다 낮은 위치지만 말하는 당사자가 존대해야 하는 사람을 지칭할 때는 00님이라고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헛갈리죠? 다만, 자기 자신이나 본인의 가족을 지칭할 때는 듣는 사람(들)을 고려하여 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듣자마자 민망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사용 못한다 하여 크게 나무랄 사람은 없으니 너무 긴장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럼 공적으로 기도 인도를 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기도의 중심은 들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000 권사님’, 어떤 때는 ‘000 목사’ 라고 한다면 이것도 어색하게 들립니다. 대중 앞에서 기도는 회중도 참여하고 듣는 기도입니다. 하여, 개인 기도가 아닌 공적 기도에서는 공히 ‘000 00님’ 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이해해 주시고, 교회 질서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