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먼저 사과부터 하고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
제목에서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 역시 이미 이루어진 것을 믿는 믿음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누군가를 향해 믿음이 없다고 쉽게 탓할 처지는 아닙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저의 어머니는 평생을 믿음으로 사신 분입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병원이나 약국을 마음대로 찾기 어려웠던 시절, 어디가 아프시면 “기도하면 된다”, “나은 줄 믿으면 낫는다”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을 때마다 저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고, 그것이 건강한 믿음이라고 쉽게 동의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신앙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믿음에는 그런 속성이 있습니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먼저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퓨처 처치』의 저자 명성훈 목사님은 믿음을 네 가지로 설명한다고 합니다. 첫째, 보지 못하는 것을 믿는 것이다. 둘째, 이해되지 않아도 순종하는 것이다. 셋째, 없어도 드리는 것이다. 넷째, 안 되어도 끝까지 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는 지금 눈앞에 없지만 마치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설명이 상당히 본질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음서와 서신서를 비롯한 성경 곳곳은 행동 이전에 하나님을 향한 신뢰, 곧 믿음이 있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히브리서 11장 1절도 결국 믿음이야말로 실상이며 증거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보통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 실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믿음의 영역이 아닌 확인의 영역일 뿐입니다.
이미 이루어진 것을 믿을 때 삶의 방향도 분명해집니다. 잠언 29장 18절 상반절은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한다고 말합니다. 비전이 있고, 그것이 이미 이루어질 하나님의 뜻임을 믿고 살아갈 때 우리의 삶에는 절제와 집중력이 생깁니다. 병든 사람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회복시키실 것을 믿고 살아갈 때 낙심에 머무르지 않고 더 건강한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미래의 꿈이 이미 하나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믿을 때 불안보다 감사가, 두려움보다 평안이 자리하게 됩니다. 어쩌면 진정한 감사는 받은 후에 드리는 감사가 아니라 받기 전에 드리는 감사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이런 믿음을 자기 암시나 긍정적 사고 훈련 정도로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핵심이 이미 이루어진 것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라면, 오히려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원리를 비슷하게 흉내 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은 현재를 통해 과거도, 미래도, 새롭게 빚어 가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이미 이루어진 것을 믿고 한 걸음 내딛는 믿음에 대해, 잠시 마음에 담고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