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는 양식이란 참 다양합니다. 문화권에 따라 혹은 세대를 거듭하면서 다양하게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호주는 원래 이렇다’, ‘한국은 원래 이렇다’, ‘우리는 원래 이렇다’ 라는 것도 한시적으로만 적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에서 약 20여년전 시작된 Movember (Moustache & November) 운동은 11월만 되면 버스와 같은 대중 교통에서 수염을 붙이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멜번 거주하는 두 남성이 우연찮게 시작한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해마다 남성 건강 증진과 자살 방지를 위해 노력하며 기금도 마련하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반면 지난 주간에는 할로윈 기간이었다고 합니다. 이 맘 때가 되면 개인적으로 마음 한 구석이 착잡하기도 합니다. 호주도 역사적으로 기독교 정신으로 시작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기관 등의 사회생활에서 기독교 정신과 문화를 지워가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성경에서 볼 수 있는 악마의 모습을 귀엽게 포장하고 갖가지 귀신 분장을 하고 ‘재미있다’는 이유 때문에 어느 덧 아이들 세계에 문화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같은 성경에서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예수님은 안되고 악마는 문화의 탈을 쓰면 괜찮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재미라는 이름으로 종교 축제가 널리 보급되는 것 중에 하나가 ‘칼러 축제’입니다. 그 기원은 힌두교 홀리(HOLI) 축제에서 출발한 것인데 이제는 상당 수의 학교에서 연중 행사로 즐기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문화는 다양한 정신과 형태로 우리 속에 들어와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하나님의 자녀들인 우리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선은 기존의 행하던 문화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성탄절과 부활절은 모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절기지만 단순히 놀러가는 장기 휴가 기간으로 여겨지고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그렇게 인식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그 의미를 잘 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끼리의 종교 행사를 넘어 예수님의 메시지가 세상에 전해지고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문화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다른 면에서는 없는 문화도 시도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리드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작게 시도하더라도 얼마든지 사람들에게 신선함과 유익함을 주는 문화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달은 수염을 기르는 달이라고 하니 한번 시도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 집안에서 얼른 면도하라는 목소리를 한달 내내 들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