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의아한 일을 겪었습니다. 단톡방에 올라 온 글 중 역사에 대한 생각이 어릴 적 학교 역사 시간에 배웠던 것과 다른 입장의 의견을 표명해 주셨습니다. 그 분의 취지는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 역사 지식이 아니라 한 번 생각해 볼만 한 해로운 각도의 의견이라고 말씀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분이 날라주신 글을 보는 순간 저는 몇 가지 반대 의견이 떠올라 바로 반대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분위기가 이상해졌습니다. 제 의견에 또 다른 반박 의견이 올라 오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어색해지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원래 취지와 전혀 다른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건전한 토론의 장이 아닌 감정이 상하고 처음에 서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라졌습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많은 경우 이런 결과를 낳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계절로 접어 드는 모양입니다. 한국인들은 어느 나라보다도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다들 한 두 마디씩은 모두 하게 마련입니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그러다가 원래 의도와는 상관 없이 감정이 상하고 관계가 어색해지는 일들이 있습니다. 이는 매우 지혜롭지 못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에는 지금까지 그런 일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선거철을 맞이하여 간혹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치에 대한 관심 이상으로 나라와 새롭게 선출될 리더를 위해 먼저 기도해야 합니다. 정치인들을 바라보며 아무리 고민을 해 보아도 특별히 더 낫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누가 누구를 응원하고 있다면 이는 개인 의견일 것입니다. 그러니 그리스도인들은 각자의 취향 이전에 주님 앞에 겸손한 태도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많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어떤 모임에서 누군가 정치 이야기를 했다면 그 분의 의견에 수긍하고 넘어가기 바랍니다.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논쟁을 하는 순간 원래의 목적을 잃고 감정이 상한 채로 소중한 관계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내 나라를 떠나 이국에 살다 보니 나라를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애틋해 보입니다. 그런 애틋함만이 우리 모두에게 있는 진실일 것입니다.
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