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나눔

요즘 감사 나눔에 꽂혀 삽니다. 사실 작년 연말 즈음에 감사 노트를 구입해 감사 일기를 성도님들이 쓰시도록 도와 주자는 생각으로 광고 한 적이 있습니다.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아 몇 분에게만 전달하고 저 자신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는 목사님께서 감사 나눔 밴드에 초청해 주셨습니다. 뭘 하는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여 가입 후 앞선 분들이 하는 것을 보고 나 름대로 나의 감사 내용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감사를 하면 나의 삶이 어떻게 달라진다 라는 심리학적, 의학적 분석 따위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늘 배운대로 하나님께서 감사하며 살라고 말씀하신 것이기에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감사 나눔을 하며 살기 시작하였을 때 뭔가 나의 생활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감사 나눔에 대한 전문가의 교육을 받지 못해 뭐라고 정리하긴 어렵지만 나 혼자만 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제가 가입한 밴드에서 사생활 침해가 되지 않을 것들 중 몇 개를 골라 소개해 봅니다.

– 아내와 대화 못한 것이 오래인데 누군가의 부부 대화에 대한 감사 나눔을 보고 나도 아내와 데이트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주시니 감사하다.
– 기름값이 오를 것이라고 미리 문자로 알려 주는 분이 있어 감사하다. 작은 관심 하나가 나의 재정에 도움을 준다.
– 오늘은 낮에도 겨울답게 춥다. 겨울은 추워야 계절이 순환하면서 자연이 성장한다. 추워서 감사하다.
– 오늘은 설탕 잔뜩 묻힌 꽈배기를 먹었다. 오랜 만에 한국 장터의 맛을 보는 것 같아 감사하다.
– 00이가 건강하세요 라고 인사한다. 빈말 같지 않아 고맙고 감사했다.
– 나의 오지랖으로 내가 고생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에 감사하며 마음을 열었다. 짜증 내지 않는 나를 칭찬한다.
– 아침에 전철을 타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걸었다. 집중이 잘돼 감사했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 새로 단장한 카페에 들렀다. 구석진 동네에 번화가에 있을 법한 카페로 변했다. 동네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눈치이다. 빠른 시간 내에 멋진 카페로 변신을 시켰다. 공사 한 사람도, 카페 주인도 지인들이다. 그래서 특별히 감사했다.

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