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절기 중에서 제일 중요한 절기를 말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부활절이 될 것입니다. 그 부활절을 맞이하기 전에 40일 기간을 사순절이라고 합니다. ‘사순 四旬’은 말 그대로 40을 뜻하는 말입니다. 주일 뺀 6주간을 말하니 그 전 주 수요일부터 시작됩니다. 올해는 3월 6일부터 시작해 부활절 주간까지 이어집니다. 처음 시작하는 수요일을 보통 ‘재의 수요일’이라고 하는데 종려나무를 태운 재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는 풍습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Lent’가 사순절이라는 의미입니다.
사순절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사순절은 예수님께서 3년의 공생애를 마치고 십자가 죽음을 맞이하시기 전이니 즐거운 분위기라기 보다는 엄숙함이 있을 것입니다. 이 기간은 각자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순절은 주님 죽으심만을 묵상하면 안됩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신 이유는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위함입니다. 나의 죄가 깨달아졌다면 그 죄로부터 돌아서고 주님께로 나가는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사순절의 의미는 죄로부터 돌아서 주님게로 나아가는 것인데 오늘날 우리에겐 ‘죽음’ ‘슬품’과 같은 우울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사순절인 줄 착각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순절의 끝은 부활절과 이어져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살아나신 날은 구약의 유월절, 무교절과 겹치는 기간입니다. 이 두 절기는 종의 신분에서 자유인으로 해방되는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출발하도록 하신 날입니다. 당연히 그들에겐 기대하며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사순절 또한 부활절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새생명을 얻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하신 날이기에 그 날을 기다리며 맞이하는 기간입니다.
초상집 분위기가 아닌 죄로부터의 승리, 하나님 나라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채워질 수 있는 사순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