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잘 왔습니다

지난 두 번의 주일은 한국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처음 주일은 어릴 적에 나의 신앙의 기반이 된 고향에 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고 두번째 주일은 친구 목사님께서 개척하시는 교회에 장인 어른과 처남 가족을 반 강제로 모시고 예배를 드리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사역하면서 이렇게 공식적으로 시간을 내서 가족들과 어딘가를 다년 본 적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아버님 팔순이다,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등 여러 계기를 묶어 방문하였는데 그렇게 쉼이 될만한 여행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있는 곳을 벗어나 쉬기 위해 어딜 간다’는 것이 어색합니다. 일례로 군 생활을 할 때도 휴가를 나오면 딱히 할 것도 없고 그냥 부대에 복귀하는 것이 편했습니다. 복귀할 때 부대 대문을 들어서 숨을 쉬면 밖에 있을 때 보다 더 편안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습 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호주 공항에 내려 집에 들어 오는데 비롯 햇살은 따가와도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한국에서 심한 미세 먼지로 목구멍과 혀에 뭔가 달라 붙는 듯한 불편한 환경이 한 몫을 했을 것입니다.

이번 방문은 고린도 교회를 방문했던 바울의 표현대로 가슴 아픈 방문이었습니다. 바울과 같은 상황은 아닐지라도 한국 교회의 아픈 면들을 직, 간접으로 보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회 에서 먹고 사는 문제는 경기가 어렵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풍요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여기 저기서 한국 교회의 무너져 가는 둑을 보게 되었습니다. 풍요함을 얻은 대신 우리는 간절함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들을 만날 때도 그들의 영적 현실을 보니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예수님께 관심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아픔을 감싸며 눈물로 기도하고 헤어졌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 들’ 이라는 영역 안에서 영적 동질감과 이질감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저의 자리에서 열심을 내며 달려가고자 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영혼구원을 위해 기도하며 애쓰는 현장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