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은혜

사사기 16장 23절-31절 말씀입니다.

성경에서 제법 많이 알려진 이야기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삼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삼손 이야기는 영화로도 몇 차례 만들어질 정도로 드라마적 요소가 강하게 깔려 있기도 합니다. 삼손 인생의 결말은 그리 행복해 보이는 결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히브리서 기자는 삼손을 믿음의 선조의 목록에 기록할 만큼 사사 시대에 뚜렷한 믿음의 일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양면성이 있는 비운의 영웅 같은 삶입니다.

한결 같은 찬사를 받지 못하는 비운의 믿음의 길을 살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그가 나실인이면서 나실인의 길을 걷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나실은 독주, 포도주를 멀리하며 부정한 시체를 멀리하고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않는 생활을 하면서 헌신된 삶으로 본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나실인의 서약 내용 중 삼손이 지킨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가 이렇게 살았던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 바로 이방 여인인 딤나를 만났을 때 입니다. 블레셋 여인 딤나를 만났을 때 자기 마음에 들었다는 것입니다. 구별된 삶을 산다는 것은 자기 눈에 드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대로 사는 삶입니다. 헌신된 삶을 산다는 것은 때론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불편하지만 그것이 안전한 길입니다. 편하다고 생각한 길이 나를 넘어지게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삼손이 나실인의 서약을 어긴 끝에 찾아 온 것은 적들에게 포로가 되어 조롱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기도대로 하나님께서 사사로서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삼손과 그 외 여러 사사들의 믿음의 모습을 보면 존경이라는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참 연약한 모습을 많이 보여 줍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한결같이 그런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행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뭔가 억지스런 은혜의 인생을 살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억지스런 은혜의 관계가 아닙니다. 그것도 감사하다 말할 수 있지만 억지스런 은혜로 우리를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부탁하신 일들을 기쁨으로 감당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우리가 가는 길 끝에 있는 좋고 아름다운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마지못해 하는 신앙생활은 우리 본연의 모습이 아닙니다. 기쁨으로 믿음의 길을 가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우리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질문) ‘나는 하나님의 은혜 속에 살고 있습니다’ 라는 고백을 해 본적이 있나요? 언제였는지 나누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