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은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부교역자 시절 대기업에 근무하던 어떤 집사님 한 분이 교회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건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잘 들었지만 현장에 적용은 잘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효율적 관리를 수단으로 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얽히고 설킨 채 함께 살아가는 가정과 같은 곳입니다. 그런 면에서 목장이야말로 가정과 같은 곳입니다.

가정을 말할 때 우리는 효율성을 따지지 않습니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행복과 평안을 누릴 수 있다면 최고의 가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목장도 엉성해 보일 수가 있습니다. 딱히 배우거나 가르치는 수준 높은 성경 공부가 있는 곳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목장은 목원들이 왔을 때 편안함이 느껴져야 합니다. 지친 목장 식구들이 따뜻한 밥 한 술 같이 뜨고 느슨한 마음으로 자기 삶을 나눌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섬김이 있어야 합니다. 기독교인들의 대부분 모임이라는 것이 뭘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믿은 사람은 더 많이 아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아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수시키는데 중점을 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목자으이 섬김은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 힘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내가 먼저 내려가는 훈련을 하는 곳이 목장입니다. 내려 가서 기다림이 필요할 때 기다려 주고 아픔이 있을 때 들어 주고 도움을 구하면 도와 주는 섬김의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섬기는 사람이나 섬김을 받는 사람 모두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정형화된 훈련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섬기는 사람에게도 무엇보다 더 큰 신앙 성장도 오게 됩니다. 비신자가 목장에 와서 이렇게 섬기는 사람을 만날 때 크리스천의 진정성을 보게 될 것입니다. 다음 기회에 여러분 목장에 VIP가 온다면 더 느슨하고 엉성한 분위기로 그들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 보시기 바랍니다.

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