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돌아보는 성탄절이 됩시다

부목사 사역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날도 성탄절이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점심 시간이 되어 집에 가서 밥을 먹기도 어설픈 생각이 들어 어디 식당에 들러 식사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성탄절에 문을 여는 식당이 거의 없다는 것을. 또 한 가지 새로웠던 사실은 그나마 문을 여는 식당은 가격이 너무 비싸 한인 식당 이용하던 저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나마 돌아오는 길에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를 발견하고 그 곳에서 식사를 하고 집에 와 쉬었던 생각이 납니다.

갑자기 진통을 느끼고 예수님을 낳기 위해 이곳 저곳 빈방을 찾아 헤매는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는 성탄절 주일학교 아이들의 성탄 연극 단골 메뉴였습니다. 구유에 누우신 주님의 이야기 때문에 성탄절은 유독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호주는 언제나 연말 연시가 큰 휴가 시즌이다 보니 그 한 가운데 있는 성탄절도 더 썰렁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모두가 다 여유 있게 잘 지내는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주변에는 아직 많이 있습니다. 쉴 때가 되어 쉬는 것을 누가 뭐라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주님 오신 이 날을 맞이하여 주변을 한 번 정도 돌아보며 쉼을 갖는다면 더 의미 있는 회복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