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태어나서 걷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합니다. 어떤 아이는 발달이 빨라 유난히 걷기를 빨리 하고 어떤 아이는 조금 늦게 걷기도 합니다. 잘 걷는 아이를 보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잘 넘어질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이 때가 아니더라도 무수히 넘어지면서 잘 달리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 갑니다. 넘어지는 것을 피하고 잘 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잘 산다는 것은 역시 잘 넘어질 줄 안다는 뜻일 것입니다.
잘 넘어지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잘 넘어지는 것은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어야만 합니다. 넘어져 있을 때 누군가 나를 일으켜 주거나 내 손을 잡아 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그것은 잘 넘어진 것이 아닙니다. 지치고 힘이 들어 넘어질 수 밖에 없는 순간인데 멀리 도망가 다른 사람들에게서 등을 돌리고 숨어 들어 간다면 일어나기가 어렵게 될 것입니다. 공동체로부터 나를 고립시키고 하나님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은 사탄의 전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넘어질 때 넘어지더라도 공동체 안으로 넘어져야 합니다. 거기에 나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기도해 주고 내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지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각 목장은 우리가 넘어질 수 있는 곳입니다. 목회 현장에서 가장 마음이 아플 때는 모든 사건이 이미 발생하고 난 뒤에 더 이상 수습 불가능한 상태에서 그들이 그 동안 넘어져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입니다. 그럴 때면 조금 더 일찍 내가 다가가서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크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누구라도 언제나 넘어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곳이 여러분의 목장입니다.
열심히 달려가십시오. 그러다가 넘어질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오면 공동체 안으로 넘어지십시오. 그러면 거기에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전도서 4장 9-10절:
9.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10.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