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영성이 아니고 습관을 만드는 훈련입니다

몇 년 전에 한국에서 어떤 지방의 목사님께서 은퇴하면서 후임을 결정하기 위해 내 놓은 조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다른 학문적 조건, 교단 배경을 보지 않겠다. 하지만 성경 연구와 더불어 하루에 3시간 기도하는 삶을 살기로 약속하는 목회자를 구하고 싶다’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어릴 적 가끔 가던 가나안 농군학교를 세운 김용기 장로님도 하루에 새벽 2시간, 저녁 2시간씩 기도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목사님들 사이에 이런 기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일어난다면 아마 한국 교회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가정교회를 공부하면서 이것을 처음 시작하신 최영기 목사님도 하루에 3시간씩 기도한다는 것을 책에서 읽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사시는 어떤 훌륭한 분 중에 한 분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컨퍼런스를 다녀오면서 나에게 적용하고 도전해야 할 첫번째 항목은 하루 3시간 기도하는 삶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신 없습니다. 물론 몇시간씩 기도한다 혹은 며칠을 금식하며 기도한다, 라고 하는 것이 경건의 모양을 자랑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해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시대의 성도들은 확실히 주님께서 주신 경건의 통로를 통해 그 분의 능력 속에 살아가는 힘을 잃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일주일에 5일 이상 기도시간을 확보하고자 애쓰며 살고 있었습니다. 성도님들 한 분씩 자녀들까지 그리고 여러분이 알려 준 구원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명단까지 기도하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이것도 저려오는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기도하다가 그것도 힘들면 다리를 풀고 두드리면서 기도합니다. 그런데 이번 컨퍼런스에서 기도에 대해 나눠 준 한 목사님께서 ‘기도는 영성이 아니라 습관을 쌓는 훈련인 것 같다’ 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이 힘이 되었습니다. 큰 영성이 없더라도 하나님 앞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그 분 앞에 독대하고 그 분의 마음을 가지고 대화하는 시간을 채워가는 습관의 훈련 말입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시간을 드려 자신 없긴 하지만 기도하는 훈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기도해야 하는 제목을 저에게 더 알려 주십시오. 그리고 우리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영혼을 구원하는 교회가 되도록 여러분 자신과 교회를 위해 같이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 삼일교회 성도님들은 큐티하고 나서 매일 15분씩 매주 5일 이상 기도에 동참해 주십시오. 우리의 작은 결단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큰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안상헌 목사